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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야도 노예 생활에서 탈출한 동티모르 외국인 노동자 실태

라이프코노미 발행일 : 2020-10-09

동티모르 외노자

이번에 군산 개야도에서 탈출한 동티모르 국적의 외국인 노동자가 국정감사장 참고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이름은 '코르레이아 카르발 아폴리나리오(Carreia Cabral Apolinario)'이며 줄여서 아폴리라고 불리는데 나이는 33살이라고 합니다. 아폴리씨는 인도네시아 밑에 있는 동티모르라는 섬나라에 사는데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셔서 안 계시고 어머니와 여섯 남매가 있는데 그중 대학생이 3명, 고등학생 1명, 중학생 1명의 형제가 있다고 합니다. 아폴리는 대학을 중퇴하고 동생들의 학비와 생활비를 위해 한국에서 일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아폴리씨가 한국에 처음 들어온 시기는 2014년 6월이며 비전문취업 비자로 들어와서 개야도의 한 가두리 양식장에서 4년 10개월간 일을 했다고 합니다. 한국 규정상 최장 5년 간만 일할 수 있기 때문에 다시 출국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에서 일할 때 이직을 하지 않고 한 사업장에서 오래 일하면 성실근로자 자격을 얻을 수 있는데 이 성실근로자 재입국 제도를 통해 2019년 8월에 다시 한국에 입국했고 또다시 해당 가두리 양식장에서 일을 했다고 합니다.

 

동티모르에서는 평균 월급이 115달러로 한국 돈으로 13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어머니와 5명의 동생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한국에 다시 올 수밖에 없었고 다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힘든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아폴리의 근로계약서상 임금은 월 209시간 190만 원이라고 하는데 문제는 가두리 양식장에서 일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꽃게 잡이나 쭈꾸미 잡이, 김 양식장 등에 동원되어야 했고 심지어 밭일까지 해야 했다고 합니다. 근로시간이 하루 평균 15시간 정도였고 주말도 일을 해야 했고 쉬는 날이 딱히 없었는데 특히 꽃게잡이 때는 새벽 6시 30분부터 하루 16시간 이상 일을 해야 했다고 합니다. 그런 중노동 와중에 식사를 제대로 주지 않아서 초코파이를 먹고 버텼다고 하는데 한국에 와서 노예보다 더 힘든 생활을 해 온 것 같네요. 

 

외노자 숙소

'선원이주노동자 인권네트워크'에서 제공한 통티모르인 아폴리씨가 동료들과 묵었던 숙소 사진입니다. 사진에만 봐도 공간이 협소하고 구석에 곰팡이가 피어있어서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모습이죠. 이 숙소에서 6명이 함께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아폴리의 안타까운 상황이 밝혀지게 된 계기는 7월에 인권단체에서 실시한 이주 노동자 실태 조사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실태 조사에서 아폴리는 자신과 동료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말했는데 이 내용이 지역 방송국을 통해서 보도가 되었습니다. 이 방송을 본 사장은 크게 화를 냈고 아폴리를 폭행을 했다고 합니다. 이일로 인해 아폴리는 동료들과 함께 8월 31일에 섬을 탈출하게 되었고 국정감사 참고인으로까지 나오게 된 것입니다.

 

아폴리가 일한 실근로시간은 월 390시간인데 이를 최저 임금 기준으로 따지면 법정수당을 제외하고라도 월급이 335만원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190만 원을 받았으니 원래 받아야 할 금액에서 절반 조금 넘는 돈으로 일해왔던 것입니다.

 

아폴리씨에 따르면 아직도 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개야도에서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리 말이 잘 안 통한다지만 사람을 대하는 것에 있어서 최소한의 기본적인 휴식과 식사는 제공되어야 할 것인데 인권이라는 것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주 노동자들이 말도 잘 안 통하고 이직이 힘들다는데 이런 약점을 잡아서 착취를 하는 행위는 근절되어야 합니다. 정당한 절차를 밟고 온 이주 노동자들은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 게 맞죠. 외노자들에 대한 관리 감독이 빨리 진행되어서 환경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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